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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스톤 "M&A식 투자…누적 수익률 183%" [자문사 분석]수탁고, 최근 1년새 3배 증가…임직원 대부분이 M&A업계 출신
이대종 기자 | 공개 2013-11-29
리드스톤투자자문(이하 리드스톤)은 인수합병(M&A)식 투자 원칙을 고수하는 자문사다. 저평가된 종목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가치투자와 철학을 공유하지만 해당 기업을 인수한다는 자세로 투자에 임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한다.
전체 임직원 대부분을 펀드 운용역 대신 M&A나 개별 산업의 실무진으로 꾸린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수익률은 장·단기적 측면 모두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며 벤치마크(BM)는 물론 투자자문사나 공모펀드 평균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 대표펀드, 누적 수익률 183.13%·전체 평균 168.8%…수탁고 약 1900억 원
리드스톤 대표펀드는 지난 2008년 8월에 설정됐다. 금융위기 직전에 설정된터라 이듬해 초까지는 마이너스 성과를 보였지만 이후부터는 꾸준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수익률은 이달 중순 기준 1년이 29.53%, 3년이 48.32%이고 설정 후 수익률은 183.13%이다.
전체 45개 일임계좌의 평균 수익률도 우수하다. 이달 초 기준 1년 수익률은 23.7%로 투자자문사 평균(6.77%)과 공모펀드 평균(5.78%), 코스피 지수 수익률(6.17%)를 크게 웃돈다. 5년 수익률 역시 리드스톤은 168.8%를 나타내고 있고 투자자문사와 공모펀드는 각각 평균 98.1%, 75.9%를 기록하고 있다.

수탁고는 최근 1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해 9월말까지만 하더라도 기존고객이 618억 원, 신규고객 자산이 30억 원으로 총 649억 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신규 자금이 대규모로 유치되면서 수탁고 규모가 1900억 원 정도에 이른 것이다.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트렉레코드가 부족해 기관투자자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수익률이 꾸준하게 발생하자 자금이 모여든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교보생명이 500억 원의 자금을 맡겼고 과학기술인공제회와 NH농협생명, NH농협은행 등도 잇따라 일부 자금에 대한 운용을 일임했다.

전체 펀드의 매매회전율은 연 120%로 운용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매매회전율이 200% 초반 수준인 걸 감안하면 절반 정도의 규모다. 김성훈 리드스톤투자자문 대표는 "잦은 매매로 시황을 따라가는 운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면서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따른 운용을 통해 시장을 이기는 성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 현금창출 중시 M&A식 투자…편입종목 25개 유지
리드스톤의 운용철학은 M&A식 투자다. 단순하게 최근 2~3분기 간의 실적이나 매크로적 차원에서 기업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인수한다는 자세로 5~10년 후의 현금창출 능력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류충석 공동대표가 기업 M&A업계에서 10년 이상 몸담은 전문가라는 점, 5개 팀 8명으로 구성된 임직원들 대부분이 담당 산업의 실무진 출신인 점도 이 같은 철학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실제로 펀드 운용을 경험했던 이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의 주식운용 팀장을 엮임했던 조효준 이사 뿐이다.
포트폴리오에는 현재 약 25개 기업을 담고 있다. 1800여 개의 상장기업을 재무 데이터 분석을 통해 250개의 유니버스를 추출하면 기업탐방 및 개별기업의 실적 및 경쟁력 등을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 Cash Flow·DCF)과 연계한 가치평가 등을 통해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다.
편입종목 수는 당분간 이 같은 규모를 유지할 예정이다. 편입 규모를 늘렸을 경우 기업당 비중이 2% 미만으로 너무 작아져 초과 수익을 내기가 어려웠고 종목 수를 10개로 줄였을 경우에는 특정 종목의 이벤트 때문에 수익률 변동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철학과 포트폴리오 운용으로 코스피 지수가 크게 빠졌을 때도 하락률이 크지 않았다는 게 리드스톤 설명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코스피는 -35.5%를 기록한 반면 리드스톤은 -22.4%로 수익률 하락을 막았다.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로 8월 한 달 간 -13.5%로 지수가 빠졌을 때는 -5.1%로 낮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기업 인수 측면에서 보면 한 번의 의사 결정은 회사의 명운을 바꿀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철학의 장점을 살려 포트폴리오 편입종목으로 처음 분류된 기업은 최소 6주에 걸친 분석작업을 거친다"고 말했다.
◇ 김성훈 리드스톤 대표 "연 15% 수익 목표"
"2000년대 중반 국내 인수합병(M&A) 업계는 인수자가 아닌 매각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관련 펀드가 너무 많아서 추가 가치창출이 힘들어진 것이다. 반면 주식을 필두로 한 자산운용 시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높지 않았다. 기업 분석력에 따라 수익 창출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던 셈이다."

김성훈 리드스톤투자자문 대표(41, 사진)가 투자자문업계에 뛰어든 배경이다. 김 대표는 미국 브라운대 졸업 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부 M&A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류충석 공동대표는 당시 M&A팀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미국 예일대 MBA 과정을 거쳐 도이치뱅크와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에서 근무하며 SK,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합작회사 설립자문, SK하이닉스의 재무구조조정 자문,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 민영화프로젝트 등에 실무진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업계가 저평가 됐다고 생각했던 김 대표는 동원증권 시절부터 관계를 이어왔던 류 대표와 교감한 후 지난 2007년 리드스톤을 설립했다.
물론 출발부터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설립 직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회사가 자본잠식까지 빠졌던 것이다. 하지만 M&A업계 활동시절 인연을 맺었던 법인고객들의 자금을 맡아 성과를 내면서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법인자금을 맡겼던 CEO가 200억 원 규모의 개인자금을 추가로 맡길 정도로 평판을 쌓고 있다.
김 대표는 인터뷰 동안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을 2~3차례 언급했다. 주가는 경기변동이나 개별 기업의 실적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결국에는 그 본질적인 가치로 회귀한다는 내용이다. M&A나 주식운용이나 결국에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만큼 현재 시장가치와의 괴리를 따져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종목들은 대부분 3년 안에 50%의 수익창출이 가능한 종목으로 구성하고 있다. 회귀기간이 3년 이상일 경우 수익창출을 위한 대기시간이 길어져 트랙레코드를 쌓는데에도 어려움이 있고 3년 이하일 경우에는 시장흐름에 좌우돼 일관된 운용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수익률 1등을 하는 투자자문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면서 "3년, 50% 수익률을 역산한 연 15%의 수익률을 꾸준히 달성하며 장기적인 성과에서 1등을 하는 투자자문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국내 증시는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경기회복 흐름, 질적 성장을 노리고 있는 중국의 소비시장 육성 기조 등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성장세가 최근 2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점, 일시적인 긴축 정책 때문이라는 점 등에 주목하고 있었다.
국내 유망 종목으로는 옥수수나 밀 등을 수입해 전분으로 1차 가공하는 업체인 삼양제넥스나 대한제분 등을 꼽았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과점형태로 시장 내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자산가치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제 곡물 가격하락 등으로 인해 최근의 시장가치는 많이 빠져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목표하고 있는 리드스톤의 수탁고 규모는 5000억 원이다. 다만 M&A식 투자철학을 유지하기 위해 그 이상의 수탁규모는 원치 않는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25개 정도의 편입종목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규모가 너무 커지면 일부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고 포트폴리오 교체도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대표는 "투자의 원칙은 시장 대비 우수한 회사를 먼저 찾은 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라면서 "산업의 장기전망, 개별 기업의 안정적 현금흐름에 기반한 가치평가를 통해 단기간의 고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로우 리스크(Low-Risk), 미디엄 리턴(Medium-Return)의 투자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대표 주요 약력
△美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경제(1996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1998년) △美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MBA(2001)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NewYork IB(2002년) △도이치뱅크(Deutsche Bank) M&A(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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